본문 바로가기

리스크 인사이트

[오영수의 ‘보험 인사이트’] 소비자를 동반자로 대우하고 소통하자

작년 3월에 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 금융감독에서 소비자보호가 중시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험산업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는 ESG경영을 선언하였다. ESG경영에서는 환경과 함께 사회 및 지배구조가 다른 두 축을 형성하므로 소비자도 이해관계자로서 일정한 위상을 갖는다.

이렇듯 소비자의 위상이 달라지면 보험회사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를 대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소비자에 대해 좀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 소비자는 과거에 비해 보험과 관련하여 정보량이나 지식이 크게 개선되어 있다. 그럼에도 정보량이나 지식이 부족하고 보험 가입을 위한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소비자도 여전히 적지 않다. 또한 고령사회가 되면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있으나 밀레니얼 세대에서 Z세대를 아우르는 소위 ‘MZ세대’가 경제활동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MZ세대는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큰데, 디지털에 익숙하여 대면판매보다는 비대면판매를 선호한다. 이렇듯 소비자는 동질적 집단이 되기보다는 이질성이 크고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다.

소비자를 이해한 다음에는 그를 기초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소비자와 소통을 잘하면 소비자가 안고 있는 문제를 잘 파악하여 해결함으로써 소비자와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소비자가 다양하여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소비자와 소통해야 하는 이유가 법규에서 요구하는 의무사항을 다하기 위함이었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만족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따라서 소비자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보험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직접 대면하는 방법에서부터 언론, 이메일, 소셜미디어, 광고 등 다양하다. 그렇지만 모든 소비자에게 공통으로 중요한 것은 보험에 대해 좋은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다. 보험금의 빠른 지급 등이 전통적인 만족 요인이라면 디지털 시대에는 거래의 편리성이나 신속성, 이해하기 쉬운 상품, 보험료의 비교가능성 등이 새롭게 부각된다. 소비자들은 좋은 경험을 하게 되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낸다. 요즘은 소통에 사용하는 수단들이 모두 디지털화되어 소문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역으로 소비자들이 나쁜 경험을 하게 되면 그에 대한 소문은 좋은 경험보다 더 빠르게 퍼지고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한다.

소비자가 좋은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은 가치사슬의 각 단계에서 불편을 최소화하고 어려움을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나아가 소비자가 보험회사의 업무에 일정 정도 관여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시적으로 제공하여 소비자의 필요나 수요가 빠르게 반영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불가피하게 나쁜 경험을 하는 소비자가 생긴다면 빠르게 수습할 수 있는 메커니즘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경영진은 소비자가 좋거나 나쁜 경험을 하는 것은 대개는 소비자와 접촉하는 현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보험회사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로 이슈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 고객을 응대하기 위한 매뉴얼을 마련하거나 현장 종사자들을 적절히 교육하는 것과 아울러, 고객 중시가 경영방침으로서 잘 이행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핵심적 기업문화로서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산업은 고객관계를 중시하는 전통이 있는 산업이다. 이제는 소비자를 보험회사의 동반자로서 대우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하고, 좋은 경험을 시장에 널리 확산시켜 신뢰를 얻어내야 할 때이다.

 

[저작권자 (c)한국보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1-03-21 23:18:18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