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스크 인사이트

[오영수의 ‘보험 인사이트’] 세대 마케팅을 넘어서자

요즘 MZ세대의 특성에 맞추어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산업에서 나오고 있는데, 보험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MZ세대는 1981년에서 201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하는데, 2020년 기준으로 총인구의 37.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확장된 개념의 베이비붐 세대가 31.7%를 차지하는 것에 비해서도 큰 비중이다. MZ세대는 이렇듯 인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 경제활동의 중심적 역할을 할 세대라는 점에서 새롭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세대라는 개념이 갖는 한계도 같이 주목해야 할 것이다. 세대는 그 분야에 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진행된 사회학에서도 여전히 논란이 많다. 그 이유는 세대 개념이 모호하고 여러 의미를 동시에 갖기 때문이다. 세대 연구의 선구자인 카를 만하임은 일찍이 동일한 ‘실제 세대’ 안에 여러 ‘세대 단위’가 같이 존재하며 같은 세대라고 할지라도 동질적이지 않음을 시사하였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직관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이론이다.

현재 마케팅 차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세대 개념은 무엇보다도 과도한 동일화의 오류를 범하거나 어느 특정 세대의 특성이 다른 세대에서는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인식하는 오류가 있다. 예를 들어 MZ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에 친숙해서 인터넷 거래를 잘한다는 특성을 든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50대와 60대도 컴퓨터는 물론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소비활동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나 과연 인터넷 거래가 세대를 특징짓는 기준이 될 것인가는 의문이다. 더구나 MZ세대는 매장을 방문하여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하려는 성향도 같이 가지고 있다. 결국 다양한 특성을 보이는 대상을 하나의 특성만 가지고 판단하면 많은 혼란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함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몇 가지 측면만 보더라도 세대 개념이 갖는 취약성은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그렇다 하여 세대 개념의 활용을 바로 중단해야 할 것은 아니다. 새로운 세대가 등장한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사회의 조류가 바뀌는 것을 의미하므로 큰 틀의 변화를 주목해야 할 당위성을 부여한다. 중요한 것은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세대라 하더라도 다른 특성을 가진 ‘세대 단위’가 다수 존재하며 그들 세대 단위는 서로 영향을 주면서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세분된 분류를 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보험산업에서도 대수의 법칙에 근거하여 될 수 있으면 위험집단을 크게 분류하여 접근한다. 그러나 동질적 위험이 있는 집단에 속한다 해도 다른 측면에서는 다른 특성을 보일 수 있다. 한 가지 기준이 아니라 추가로 관찰될 수 있는 특성들을 고려해서 접근해야 마케팅에 성공할 수 있다. 세분된 집단의 보험 니즈에 맞출 수 있는 보험회사의 능력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는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세대 마케팅을 하더라도 큰 틀에서는 세대별 특성을 고려하면서 개인별로 갖는 특수한 사정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과거에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가능하지 않았으나 통신기술과 분석학이 발달한 현재는 가능한 일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사업모형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고 시스템을 구축하며 직원을 훈련하겠다는 결정과 실행이 필요하다. 또한 세분된 접근법을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대가 바뀐다는 것은 세상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회사는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의 흐름을 신속하게 포착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변화는 데이터로 표현될 것이므로 최종적인 승자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여 잘 분석하는 데서 결정될 것이다.

 

출처: 한국보험신문, 2021.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