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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인사이트

[경제시평] 4차산업혁명과 보험산업 혁신

코로나19의 위세가 여전한 가운데 4차산업혁명의 물결은 도도히 흐르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비대면 화상회의 서비스나 OTT 서비스는 물론, 키오스크와 원격의료 등도 어느새 고용문제나 안전성 논란 등의 이슈를 제치고 널리 이용된다. 서비스산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현장에서도 산업용 로봇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이제 생활의 편의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보험산업 질적 도약 가능해져

4차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보험산업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우선 인슈어테크라 불리는 보험 관련 기술기업의 영향력이 급격히 높아졌다. 처음에는 보험상품을 비대면으로 유통하려는 시도쯤으로 인식되었는데, 최근에는 빅테크의 진입과 함께 보험회사까지 설립했다. 기존 보험회사도 상품개발 때 빅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보험계약 인수심사나 보험금 지급심사, 보험사기 적발과 관련해 4차산업혁명의 성과를 적극 활용한다.

4차산업혁명은 이렇듯 전 산업에 걸쳐 혁신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와 함께 새로운 리스크도 생겨났다. 대표적인 것이 사이버 리스크다. 사이버 리스크는 초기에는 개인정보침해 등이 주류였는데, 최근에는 공급망이나 국가기간시설을 공격하는 등 대규모 물리적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4차산업혁명의 발전과 함께 초연결사회가 될 것을 고려하면 사이버 리스크는 최대의 위협요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4차산업혁명은 사이버 리스크 외에도 신기술의 오작동 등에 따른 피해를 발생시킬 가능성도 있다. 신기술이 개발되어 많은 시험을 거친 후 인증을 받아 실제 적용되더라도 오류가 생길 수 있다. 4차산업혁명 기술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홈에 설치한 사물인터넷 기기의 오작동으로 누수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보험은 이와 같은 피해를 보험으로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듯 보험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새로운 기술이 채택되는 데 생길 수 있는 저항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 4차산업혁명을 더 확산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당위론이 아니라 보험이 탄생하여 발전해오는 과정의 필연이다. 보험산업의 발전은 해상무역 등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산업의 리스크에 보장을 제공하며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산업은 이들 4차산업혁명 기술의 리스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보장할 태세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기술로부터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연구조사나 경험통계가 부족하다. 또한 새로운 리스크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에 비해 수익의 가능성이 불확실해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영진에 대한 성과평가도 단기 중심이어서 누구도 쉽게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려 하지 않는다.

보험산업 4차산업혁명 리스크 보장할 수 있어야

그렇다고 4차산업혁명 신기술 리스크를 모두 정부가 보장하기는 어렵다. 결국 리스크의 성질과 규모에 따른 보장 체계를 보험산업이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적절히 지원해 대응해야 한다. 사이버 리스크와 같은 거대 리스크에 대해서는 전통적 재보험 외에 정부가 재보험 공급 참여 등과 함께 자본시장을 이용해 리스크를 전가할 수 있는 메커니즘도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험산업이 적절한 경험통계를 집적할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도 고려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이 국가경제발전의 핵심요소라면 보험산업은 적어도 관련 리스크를 적절히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리스크 보장장치가 없어 4차산업혁명이 발전하지 못했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된다. 이를 위해 정부와 보험산업의 조화로운 역할 분담이 필요한 때다.


내일신문, 오피니언 시평2022-07-25 10:58:1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