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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평] 역경매 방식 보험거래에 주목하자

보험정보통장 2021. 8. 20. 22:20

우리나라 보험시장에 앞으로 생길 변화 중에는 인터넷을 통한 보험 판매 확대와 소비자 중심 사업모형의 발전이 있다.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으로 업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내년부터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중심의 거래가 정착되면 그 변화는 더 빨라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보험의 인터넷 거래도 진화시킬 것이다. 인터넷을 활용한 보험거래는 이제 비교구매까지 가능해졌다. 또한 PC를 이용한 인터넷 거래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인터넷 거래로 발전했다. 그러나 역경매 방식으로 보험에 가입한다는 아이디어는 나온 지 오래되었음에도 여러 사정상 활성화되지 못했다. 역경매 방식이란 소비자가 원하는 보험의 구체적 명세를 경매에 붙이면 공급자들이 경쟁적으로 자신의 상품을 제시하고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는 거래 방식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년 전에 유사한 시도가 있었으나 제대로 구현되지는 못했다.

IT인프라 발전과 규제변화로 역경매 가능해져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역경매 방식의 보험거래는 우리나라에서만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그런데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영국의 혼초(Honcho)라는 인슈어테크 기업은 2019년부터 역경매 방식의 거래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입찰에 30초가 소요되며 실시간으로 3회 입찰을 거쳐 거래가 결정된다고 한다. 가격 또한 가격비교사이트보다 낮게 결정되며 수수료도 크게 저렴하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역경매 보험거래가 부진했던 것은 IT인프라가 미흡했던 탓도 있지만 복잡한 보험규제가 어렵게 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규제가 약한 여행 등 일부 산업에서는 역경매 방식의 거래가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 이는 거래를 공정하고 투명하며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으로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93%이고 5G 통신까지 가능해 인프라에 대한 우려는 거의 없는 환경이다. 이제 남은 이슈는 소비자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보험을 제시하고 선택할 능력과 보험공급자들이 역경매 거래에 참여할 의지다. 규제는 시장에서 필요하다면 적절한 절차를 거쳐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역경매 거래로 소비자 만족도 높아진다

먼저 소비자의 보험거래 능력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시행으로 올해 9월부터 도입되는 금융자문업자의 도움을 받으면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금융자문업자는 보험 포트폴리오를 진단해 재설계하고 필요한 보험 니즈를 찾아서 정리해 경매인에게 제시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또한 역경매 과정을 거쳐 추천된 상품 목록이 제시되면 가격의 적정성뿐만 아니라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 등도 함께 고려하도록 하는 등 상품 선택도 도울 수 있다.

소비자와 보험회사 또는 모집조직을 연결해주는 경매인은 독립보험대리점 또는 보험중개사의 자격이 필요할 것이다. 소비자의 거래상대방인 보험회사는 역경매 거래가 가격경쟁을 심화시킨다며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보험다모아 등 비교구매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이미 가격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소비자의 보험 니즈를 발굴하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돼 그를 위한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소비자의 보험 니즈에 맞는 상품을 제시할 능력이 중요할 것이다. 보험회사는 가격뿐만 아니라 재무건전성 등 종합적 지표를 같이 제시해 소비자가 종합적인 판단을 하게 할 수 있다.

역경매 방식의 보험거래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한층 높여 보험 수요를 높일 수 있는 긍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비대면 거래가 발전하는 시기에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더 주어 보험수요를 높이는 차원에서 역경매 거래 방식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출처: 내일신문

 

2021-08-20 11:40:07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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