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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인사이트

[EBN 칼럼] 정치적 편향과 기후위험 보장 위기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주는 산불로, 플로리다주는 허리케인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는 일이 매년 반복되며 증폭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손해율이 높아지고 일부 보험회사가 철수하면서 보험 가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보험 보장 격차가 확대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기후위험에 대한 세계적 차원의 대응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편향 정치세력이 강화되면서다. 이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구호에 크게 호응했다. MAGA를 지지하는 세력은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거부하고, 기후위험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화석연료를 우선시한다.

정치적 견해의 차이가 보험보장 격차를 키울 수 있다

어느 문제든 그에 대해 견해가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견이 대화와 정책경쟁을 통해 바람직한 방향을 찾아 수렴하기보다는 다른 의견을 억누를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보이는 기후위험에 관한 이견은 그러한 모습이다. 심각하게 보는 쪽에서는 탄소배출을 많이 하는 석탄산업을 퇴출하려고 하고, 심각하게 보지 않는 쪽에서는 그에 저항하며 그러한 정책을 철회하고 오히려 화석연료 사용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미국에서 바이든 정부 시절에 일부 주의 법무부장관들이 연합해 넷제로보험연맹(NZIA)이라는 국제적 협의체를 궁극적으로 해체하다시피 한 것은 대표적 사례다.

현재 기후위험과 관련한 보험 보장 격차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있다. 기후위험으로 인한 피해는 자연재해, 건강 악화와 수명 단축, 식량 부족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중에서 직접적인 물리적 피해를 주는 자연재해 위험에 대해 보험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비율은 50%를 웃돈다. 이러한 보장 격차는 개발도상국이 더 심각하지만, 미국과 EU나 우리나라도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

기후위험의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계, 지역, 개별 국가 차원의 다층적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기후위험의 문제를 정치적 진영 논리를 앞세워 접근하기보다는 과학적 관점을 우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과학적 관점의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공론화기구와 같이 다른 견해를 공정하게 다루는 보완적 절차가 필요하다. 나아가 정책의 목표가 다양한 가치로 연결돼 나타날 수 있게 설계할 필요도 있다.

보험산업의 혁신이 보험 보장 격차를 메우는 열쇠가 된다

보험산업은 정부와 역할 분담을 적절히 해 보장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수형보험 등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난 상품개발과 함께 대재해 채권과 같은 거대 위험을 관리할 새 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는 업계의 선도적 혁신 노력과 함께 정부의 규제 개혁과 지원도 필요하다.

기후위험은 진영 논리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보수든 진보든, 모두가 기후위험의 잠재적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험보장 격차를 줄일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을 마련해 적용하기 위한 협력이다.

출처 : 이비엔(EBN)뉴스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