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스크 인사이트

[오영수의 ‘보험 인사이트’] 무엇을 혁신할 것인가

보험회사는 이제 보험회사간 경쟁에서 벗어나 광범위한 영역에서 실재하는 경쟁자는 물론 잠재적 경쟁자를 맞고 있다. 이는 다른 경쟁자가 보험산업에 진입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험회사도 겸영업무나 부수업무를 통해 다른 영역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적으로는 국내에 진입하는 새로운 경쟁자를 맞고 있지만 해외로 진출하면서 현지의 경쟁자도 만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무너진 경계를 넘어 상호침투하며 만들어낸 결과이다.

이렇게 경계가 무너지는 것은 제도적으로 허용되고 있기 때문이지만 그에 앞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빅테크의 등장과 함께 데이터와 플랫폼에 기반한 사업모형이 경쟁력을 가지면서 보험회사 역시 경쟁수단을 그에 맞추어 정비하고 있다. 대기업집단에 속하거나 금융지주에 속한 보험회사는 계열사들과 함께 플랫폼을 구축하고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대응력을 키우고 있고, 그렇지 않은 보험회사는 독자적 생존을 모색하거나 제휴를 통해 대응할 것이다. 결국 기존에 하던 방식으로 사업을 해서는 생존이 어렵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혁신’이 중요해졌다. 혁신은 “옛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세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른 말로는 ‘환골탈태’라 할 수 있는데, 낡은 제도나 관습 따위를 고쳐 모습이나 상태가 새롭게 바꾸는 것을 말한다. 두 단어 모두 ‘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우리는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전화기가 더 이상 음성을 전하는 대화수단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하는 혁신을 목격했다. 이렇듯 한 조직에서 시도한 혁신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그리고 혁신의 성공은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경쟁자의 수많은 실패를 딛고서 이루어진다.

보험회사는 이제 담대한 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있다. 생명보험회사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새로운 회계제도로 인해 성장동력이 약해져 있고 손해보험회사는 새롭게 등장하는 리스크에 대응하며 사업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 있다. 이러한 상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으려면 혁신해야 한다.

그런데 혁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보험회사별로 처한 상황이 다르고 가야 할 목표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디지털 전환을 하고 고객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사업모형을 구성하는 것은 모든 보험회사가 해내야 할 공통적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래야 새로운 경영환경에 적합한 인프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출발점이라면 고객이 새로운 경험을 통해 만족을 극대화하는 것은 목표이자 종점이다.

이러한 혁신과정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이다.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장비나 시스템은 적절한 구상을 하여 자금을 들이면 쉽게 바꿀 수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관습과 문화의 영향을 받아 행동하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시스템을 바꾸고 사업모형을 바꾸어도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없다. 하드웨어를 바꾸고 사업모형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바꾸는 혁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인재를 중시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며 수평적 관계가 확립되도록 기업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또한 적절한 경쟁과 협력이 조화를 이루어 기업문화가 정체되지 않게 해야 한다. 나아가 새로운 환경에서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지배구조 차원의 노력과 노사 간 협력이 있지 않으면 혁신은 이루기 어렵다는 점도 많은 사례와 그간의 경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혁신의 성공은 사람을 바꾸어야 가능하다.

 

출처: 한국보험신문, 2022.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