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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인사이트

[경제시평] 보험사가 ESG 선도해야 할 이유

보험은 인류가 수천년에 걸쳐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 발전시켜온 안전판이다. 현대 들어 개인이나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는 데는 보험이 필수적 존재다. 그렇다 보니 보험회사는 민간경제 활동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예를 들어 발전소든 전기자동차든 제대로 운영하려면 보험 보장이 있어야 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 세계 곳곳에서는 폭풍 홍수 산불 가뭄 폭염 등 기후 관련 대재해의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 이에 기후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높아져 일련의 국제 협정이 체결되었고, 지구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아래로 억제하고 2℃를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공동의 목표도 세웠다. 그런데 최근에는 코로나19, 지정학적 갈등, 정치적 이념 대립 등 여러 요인이 겹쳐 기후위기 대책이 오히려 후퇴하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기후위기 대책이 빠르게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보험의 역할은 한계에 부닥쳤다. 실제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 등에서는 기후위기로 인한 위험이 너무 커서 주요 보험회사가 보험보장 제공을 포기하는 일도 벌어졌다. 보험보장이 더 필요한 데도 보장을 제공하지 못하고 철수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보험산업은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식이 어느 산업보다도 절실하다.

기후위기로 보험회사 ESG 경영의 필요성 커져

한편 기후위험 등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2020년대에 들어 보험산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에서 ESG 경영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아직은 크게 진척되지 못했다. 더구나 예상하지 못했던 국제적인 이념적 대립까지 개재되며 많은 보험회사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협정에서 탈퇴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보험회사는 아직 대재해 위험으로 인한 위기를 맞지는 않았지만 잠재적 가능성이 작지 않다. 또한 보험회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높지 못하다. 그렇다 보니 보험회사가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보험회사들은 2021년 초 ESG 경영 도입을 선언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아직 낮은 수준인 ESG 경영을 보험회사가 본질적 영역에서 더욱 강화하며 선도할 필요는 많이 있다. 무엇보다 보험회사가 가진 많은 자산과 위험관리 기능을 기초로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60만명이 넘는 보험산업내 종사자들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어 이들을 통해 ESG 경영의 가치를 전파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지배구조 역시 개선 여지가 많다. 더구나 ESG 경영은 국내외에서 경영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었다.

보험회사 ESG 경영은 사회적 신뢰 회복의 지름길

보험회사는 먼저 환경과 관련해 기후위험을 줄일 양면적 위치에 있다. 기후 관련 외부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험회사는 기후위험을 초래하는 활동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지 않거나 보험을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보험회사는 자체의 기후위험을 줄이는 노력도 해야 할 것이다. 운영의 효율화를 통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용품을 사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 등 선도적 국가의 감독당국은 공시를 요구하려고 한다.

보험회사는 사회와 관련해서는 먼저 산업 내 종사자를 대상으로 공정 안전 포용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가 구현되게 기업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나아가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고 사회의 각 영역에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수용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 필요가 있다. 또 주주 위주의 지배구조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해야 한다.

이제 보험회사는 ESG 경영을 기후위험을 줄이는 한편으로 사회적 평판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 선도해야 한다. 또한 보험회사는 미래 발전을 위해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경영활동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내일신문, 「[경제시평] 보험사가 ESG 선도해야 할 이유」, 2023-09-22 11:29:47 게재.